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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사회 이슈

기본소득은 정녕 포퓰리즘인가?

by 우기코기 2020.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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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이 생길수 밖에 없는 이유

무임금 무노동 원칙은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해당 사진은 HBO의 간판 드라마 중 하나인 WEST WORLD의 표지입니다. 명작이라 안 보신 분들이 계시면 꼭 추천해드리고 싶은 드라마 중 하나입니다. 제목은 기본소득인데 왜 드라마 소개부터 했을까요? 드라마에 나오는 사회현상과 기본소득이 자리 잡은 사회의 모습과 어느 정도 연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해당 사진은 웨스트월드에서 핵심이 되는 '르호보암'입니다. 고도로 발달된 사회에서 세상의 모든 권력을 휘어잡고 있는 절대적 존재라고 이해하면 될듯합니다. 내가 어디에 있는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일종의 전제군주와도 같다고 할 수 있죠.

 

 해당 드라마 말고도 AI나 미래사회의 모습을 담은 SF영화들을 보면 이러한 현상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거대한 독점회사가 등장하거나, 20세기 공산주의 소비에트 국가와 같은 중앙집권적인 체제가 등장하곤 합니다.

 

 왜 이런 모습들이 영화나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걸까요? 왜 미래에는 지금과 같은 자유시장경제가 사라지고 의사결정이 한 곳에 집중된다고 예측하는 작가들이 많은 걸까요? 가장 중요한 원인은 생산성의 향상입니다. 일반적으로 생산규모가 커지면 단가가 낮아져서 경쟁력이 생기고, 또 이렇게 많은 양을 계속 생산하다 보면 노하우가 쌓여서 생산성이 더 높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경제가 발전하다 보면 몇몇 산업에서는 아주 큰 기업 두세 개가 전세계 시장을 지배하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게 됩니다. 이런 추세를 미래로 몇십 년 연장하면서 상상력을 가미하면, 우리가 소설에서 종종 보는 거대 독점기업이나 중앙집권적 계획경제를 쉽겨 그려낼 수 있는 것입니다.

 

 노동생산성이 높아지면 같은 양을 생산하는데 고용을 덜 해도 되기 때문에, 우리가 요즘 걱정하는 소위 '고용없는 성장'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마르크스의 표현을 빌자면 생산과정에서 노동이 소외되는 겁니다. 고용이 없으면 근로자의 소득원이 없어지고, 사회 문제가 발생하고, 극단적인 빈부격차가 생기면서 정말 암울한 미래사회가 펼쳐질지도 모릅니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에 이은 유발 하라리 ‘인류 3부작’ 완결편 세계 최초 한국어판ㆍ영어판 동시 출간거대한 전환기를 이해하는 최고의 가이드기로에 선 21세기의 사피엔스에게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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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발 하라리의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도 이러한 미래를 예견한 내용이 등장하곤 합니다. 사회는 결국 계급사회로 전락할 것이며 1등 시민은 1%의 자본가이며, 2등 시민은 AI, 기계가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며, 3등 시민은 99%에 해당하는 하층민이 될 것이라고 예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조건 그러한 사회로 갈것이라고 장담하기는 또 어려울 것입니다. 산업혁명 발생 이래 지금까지 이러한 노동 절약적 기술혁신은 언제나 근로자들의 크고 작은 저항을 불러일으키곤 했습니다.

 

 역사적으로 유명했던 것은 러다이트 운동이었죠. 방직업이 기계화되니까 방직공들이 기게를 떄려 부숴버렸습니다. 생산성의 향상이 인류 전체에게 분명 더 큰 행복을 가져다주긴 했습니다만, 그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고 피해를 보는 사람이 언제나 발생하곤 했죠.

 

 중요한 것은 이 사람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다시 찾을 수 있느냐, 그리고 사회가 이 사람들을 보살필 만한 역량과 시간이 있느냐 하는 겁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실직자들에게 실업급여를 일정기간 주면서 새로운 일자리에 취직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교육하는 방식을 써 왔습니다.

 

 좀 더 전통적으로는 자식들이 공부하고 새로운 기술을 배워서 취직한 다음, 부모 세대를 부양하기도 했죠. 이것저것 다 안 되는 경우에는 재정지출을 이용해서 기초생활수준을 유지시켜 주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도 버스 안내양들이 한꺼번에 실직한 경험이 있죠. 그래도 일자리가 넉넉한 성장하는 경제였기 때문에 큰 사회문제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앞으로는 어떨까요? 2016년에 알파고가 바둑에서 이세돌 9단을 꺾으면서 인공지능과 기계학습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 높아졌습니다. 지금까지는 기계가 발달했다고 하더라도 인간에게 물리적 힘을 보태 주거나 단순 반복적인 작업을 돕는 정도였는데, 이제는 그동안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일들, 페턴 인식, 판단, 새로운 것에 대한 학습까지 기계가 더 잘할 수 있다는 것을 알파고가 보여줬죠.

 

 그러면 노동 절약적 기술혁신은 훨씬 빠르게, 한꺼번에 진행될 겁니다. 미국에서 트럭 운전을 하는 사람이 삼백만 명이 넘는다고 하는데, 자율주행 트럭이 도입되면 어떻게 될까요? '블레이드 러너'의 타이렐이 만드는 게 인간을 꼭 닮은 로봇이라는 것은 그래서 아주 상징적입니다. 지금부터 수십 년 뒤에 인공지능과 로봇이 정말로 생산을 거의 모두 담당한다면 경제체제는 어떻게 될까요? 우선 인간의 노동이 필요가 없으니, 일을 안 해도 기초생활이 보장되게 만드는 기본소득 제도가 어떤 형태로든 필요할 것이라는 점은 확실해 보입니다.

 

 인공지능이나 로봇 같은 자본을 소유한, 특정 민간회사나 정부가 생산에 필요한 의사결정을 하고, 거기서 나온 부가가치를 전 국민이 기본소득 형태로, 지분에 대한 배당이든 기초연금이든 받아가야 하겠죠. 그러면 사람들은 뭘 하고 사느냐? 그 예고편을 코로나 19 판데민 상황인 요즘 찾아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재택근무를 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시간이 남으니까 여러 가지 생산활동을 취미로, 또는 생활비를 아끼기 위해 직접 하기 시작했습니다. 마당이 있는 사람은 농사를 짓고 닭도 기르고요. 집안 페인트칠도 하고, 평소에 해보고 싶던 요리도 배우곤 합니다.

 

 먼 미래에 충분한 수준의 기본소득이 주어진다면 먹고사는 데는 지장이 없으니까 사람들이 정말 자기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면서, 자급자족 경제와 시장경제가 적당히 섞인 상태로 살아갈 수도 있겠죠

 

 물론 기본소득이 보장하는 것보다 더 나은 생활을 하고 싶은 사람들은 또 뭔가 새로운 일을 찾아서 지금처럼 매일매일 열심히 일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미래에 도달하는 과정입니다. 지금 수준의 생산성으로는 기본소득 제도 도입이 불가능합니다. 수십 년 뒤에는 가능해질 확률이 꽤 높습니다. 그 사이 과정이 순탄할 것인가. 한쪽 길을 따라 가면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기초생활 보장이 점점 확대되고 보편적인 국민들의 주식 소유가 점점 많아지다가 기본소득의 형태의 제도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길을 따라 가면 마르크스가 이야기한 폭력혁명을 거쳐 프롤레타리아 독재 정부가 자리잡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지금 서 있는 이곳이 바로 그 갈림길일지도 모릅니다.

 

 최근 들어 기본소득과 관련된 정책 그리고 관련 기사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경제란 자본주의에 의해 움직여야 하며, 자본주의는 곧 보이지 않는 손이 핵심이라고 생각해왔기 때문에 관련 기사들을 가볍게 여기고 말도 안 되는 정책이라 무시해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최근 경제의 흐름 특히나 코로나 이후의 경제상황을 예견해보자면 앞으로 기본소득이라는 단어는 가볍게 간과할만한 이슈가 아닐 것입니다.

 

관련 뉴스를 몇 개 살펴보자면

www.news1.kr/articles/?4078249

 

김두관 '신생아에 2000만원 '기본자산' 주자'…성년 되면 4000만원

사실 앞에 겸손한 민영 종합 뉴스통신사 뉴스1

www.news1.kr

www.kukinews.com/newsView/kuk202009290060

 

[송금종 기자의 훈훈한 경제] 기본소득 논쟁

[쿠키뉴스] 송금종 기자 = 원미연 아나운서 // 가장 뜨거운 경제 뉴스를 제일 생생하게 전해드리는 시간입니다 쿠키뉴스 송금종 기자가 준비하는 훈훈

www.kukinews.com

www.hankyung.com/politics/article/2020100608571

 

안철수式 기본소득 나왔다 "모든 청년에 월 30만~50만원 주자"

안철수式 기본소득 나왔다 "모든 청년에 월 30만~50만원 주자", "19~34세 모든 청년에게 매달 30만~50만원 주자" 국민의당 1호 정책으로 제시 국민의힘과 정책연대도 추진 與 이어 野까지 팔 걷고 나��

www.hankyung.com

 위의 3가지 기사는 모두 기본소득에 대한 내용을 다룬 기사이며, 심지어 모두 다른 당 소속의 인물들의 발언입니다. 물론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을 듣는 '기본소득'이지만 어쩌면 이제는 좌우 진영을 가리지 않고 등장하는 논제라고도 보입니다.

 

 "기본소득이란, 국가각 국민들에게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누리도록 조건 없이, 즉 노동 없이 지급하는 소득을 말한다"

 

무조건적으로 나쁘다고 생각했던 기본소득, 어쩌면 지금부터 깊게 고민하고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것이 더욱 현명한 선택일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을 한번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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